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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시간에서 출발한다. 직선적, 원형적 시간관과 종교.

by Moros_ 2023. 12. 28.

목차

1. 시간
2. 직선적 시간관
3. 원형적 시간관
4. 종교와 시간관
5. 시간관에 따른 인식의 차이


1. 시간

시간은 무엇인가?
위의 질문에는 어떤 답을 해야할까요?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은 '흘러가는 것' 입니다. 그러나 흐른다는 표현은 비유일 뿐,
어디를 보아도 시간이 물결을 치며 흘러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간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은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상상의 산물일까요?

그러나 상상의 산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점점 낡아가고 우리는 점점 늙어가는 등
세상은 시간의 영향을 너무도 크게 받고 있습니다.


2. 직선적 시간관

시간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하나의 방향을 가지고 나아간다는 관점입니다.

유리컵이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상태를 A라고 하고 산산이 부서진 상태를 B라고 한다면,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컵의 상태는 항상 A에서 B로만 향하고
절대 B에서 A로 향하지는 않습니다.

깨진 유리컵을 치우려고 빗자루를 가져왔을 때, 깨진 유리컵이 다시 탁자 위에 올라가서
붙어 있는 일은 없습니다. 
이렇듯 시간은 앞으로만 나아가고 절대 뒤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러한 것을 '시간의 불가역적 성질'이라고 합니다.

시간의 불가역적 성질은 시간에 대한 첫 번째 관점의 토대가 됩니다.
시간이 하나의 방향으로 전진한다는 관점을 '직선적 시간관'이라고 합니다.


3. 원형적 시간관

시간이 순환한다는 관점입니다.

왜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하루는 아침, 점심, 저녁, 밤을 지나 다시 아침이 됩니다.
시간이 앞으로만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되돌아오는 것입니다.
하루 뿐만이 아닙니다. 일주일도 그렇고, 계절도 그러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돌아옵니다.

물론, 직선적 시간관을 확신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시간이 되돌아오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앞으로 계속 전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오겠지만, 그 봄은 새로운 봄이지, 예전의 봄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일요일 저녁이 되면 월요일 출근 생각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할 것이고, 겨울이 끝날 무렵이면 봄옷을 준비할 것입니다.

우리는 암묵적으로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내일은 경험하지 않은 내일이겠지만, 그렇다고 전혀 새로운 내일도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시간이 되돌아오길 반복할 것이라는 관점을 '원형적 시간관'이라고 합니다.


4. 종교와 시간관

시간이 직선적이라는 입장과 원형적이라는 입장, 시간에 대한 입장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물론 제 3의 입장도 가능합니다.
시간은 순환하는 동시에 앞으로 전진한다는 절충적인 입장이 있습니다.
마치 용수철 모양과 같은 것이죠.

어쨌거나 시간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은 실제로 동양과 서양의 시간관을 형성했습니다.
직선적 시간관은 서양의 문화와 종교의 밑바탕을,
원형적 시간관은 동양의 문화와 종교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양의 그리스도교는 직선적 시간관을 토대로 합니다.
그리스도교의 세계에서 인간은 탄생하고 성장하여 죽음에 이른 후 영원한 세계로 나아갑니다.
그곳이 지옥이든 천국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후세계에서나 시간은 과거로의 후퇴 없이 영원히 계속됩니다.

반면 동양의 윤회사상은 원형적 시간관을 토대로 합니다.
불교의 가르침에서 인간은 탄생하고 성장하여 죽음에 이른 후 중간 상태인 바르도를 지나
다시 탄생을 맞이합니다.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오듯 삶도 반복된다고 믿습니다.


5. 시간관에 따른 인식의 차이

이러한 시간관의 차이는 역사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우선 직선적 시간관은, 역사는 끝없이 발전해간다는 '진보적 역사관'을 낳습니다.
진보적 역사관은 과거로의 회귀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기술과 문명은 절대 후퇴하지 않고 발전해나갑니다.
스마트폰 다음에 삐삐가 다시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인류의 점진적 발전과 진보에 대한 낙관이 진보적 역사관의 특징이며, 서구 사상의 근간을 형성합니다.


다음으로 원형적 시간관은 역사가 큰 틀에서 반복된다는 '순환적 역사관'을 낳습니다.
순환적 역사관에서의 역사는 발전과 진보를 지속하지 않는다. 대신 발전과 퇴보를 반복합니다.
이것이 동양적 역사관의 특징입니다.

동양에서의 혁명이 언제나 왕의 성씨가 바뀌는 역성혁명일 뿐, 백성들의 삶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거나 발전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볼 때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순환적 역사관이 구시대의 산물인 것만은 아닙니다. 
기술과 문명의 발전을 자랑하는 직선적 역사관을 가진 사람에게 순환적 역사관을 가진 사람은
이렇게 물을 수 있습니다.

"어제는 삐삐, 오늘은 핸드폰, 내일은 스마트폰인 건 인정한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보다 더 행복해졌는가?

과연 고려 시대의 사람들보다 오늘의 우리가 더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의식주는 변화했지만,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갈등하며 사는 삶이란
무수한 시간을 반복해왔을 뿐, 그다지 발전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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